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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태블릿 아이덴티티탭 추천하고 싶지 않은 이유

줄루형님 2011. 3. 18. 09:23

작년 모든 관심이 애플에서 새롭게 출시된 태블릿PC인 아이패드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출시되자 마자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면서 국내 많은 소비자들이 아이패드의 국내출시를 갈망했지만 애플의 로컬화 작업이 늦어지는 바람에 아이패드의 국내 출시는 오리무중인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국내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국산 태블릿 1호 제품이 있었는데요.

바로 엔스퍼트의 아이덴티티탭 (별칭 K Pad)이란 제품이었습니다.




▲ 국내1호 태블릿 엔스퍼트 아이덴티티탭

 


추천 꾸욱!!


1호 태블릿 답게 아이덴티티탭은 국내 출시를 시작하면서 10만대 판매를 목표로 KT와 대대적인 판촉까지 벌였지만 국내 판매량은 부진을 면치 못하였습니다.

국내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두가지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첫째 , 출시초부터 마케팅의 혼선


아이덴티티탭은 엔스퍼트라는 중소기업에서 KT와 전략적으로 손잡고 출시된 제품이었습니다.

애초 아이덴티티탭은 작년 말에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이었습니다. 당시 SKT는 스마트폰에서 뒤진 시장을 회복하기 위해 삼성과 손잡고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KT는 믿고 있던 아이패드의 출시가 지연됨에 시장선점효과를 놓칠까봐 서둘러 아이덴티티탭의 출시를 하게되었습니다.

아이덴티티탭은 출시를 하면서 KT가 얼마나 급하게 출시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것이 바로 제품의 명칭을 놓고 벌어진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습니다.

제조사인 엔스퍼트는 아이덴티티탭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하여 홍보를 하였으나 막상 판권을 가진 KT는 처음에는 올레패드라고 했다, 아이덴티티탭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는 K-Pad라고 오락가락 하는 브랜드 네이밍으로 소비자들에게 많은 혼란을 주었습니다.

이런 KT의 엉뚱한 마케팅때문에 아이덴티티탭과 올레패드 K-Pad가 모두 다른 제품으로 알고 있는 소비자들이 생기면서 혼란이 가중되어 초기 마케팅의 첫단추 부터 잘못 끼운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둘째, 추천하고 싶지 않는 하드웨어의 많은 결함들


사실 상황이 어쨌던가 아이덴티티탭이 팔리지 않은 원인은 하드웨어의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아이덴티티탭이 출시전에 리뷰를 하기 위해 제품을 받아들고는 제대로 조립도 되지 않은 제품상태를 보고는 아연실색하였고 결국 아이덴티티탭을 소개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리뷰를 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IT블로거로써 아이덴티티탭을 사용하면서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았던 하드웨어의 결함은 헤아릴 수 도 없었지만

그중 몇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 구글 인증

스마트폰과 태블릿등 안드로이드OS를 사용하는 기기의 최대 장점은 구글마켓에서 다양한 앱을 다운받아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는 점입니다. 그러나 허겁지겁 만들어진 아이덴티티탭은 구글의 인증을 받을 수 없었고 결국 태블릿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아이 장난감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 LCD울렁거림

아이덴티티탭은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 인지 상당히 저급 LCD패널을 사용하였습니다.

가장 싼 TN패널을 사용하였는데요 패널 특징상 특정방향에서 보면 화면을 식별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손에 들고 사용할때도 잘 보일 수 있는 일정한 방향으로 해야 화면을 제대로 식별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황당한것은 조립을 어떻게 했는지 화면의 터치조작을 하다보면

화면 울렁거림이 생겨 상당한 불편을 줍니다. 이는 곧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 있으나 마나한 GPS

아이덴티티탭은 최근부터 맵피와 제휴하여 네이게이션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별로 쓸모 없는 아이덴티탭을 그나마 네비게이션으로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엔스퍼트에 고마움도 생겼지만

이런 고마움도 잠시 네비게이션을 사용하기 위해 아무리 기다려도 GPS신호는 잡히지 않습니다.

결국 GPS가 되지 않기에 무상으로 배포해준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는 무용지물이 되었고 다시 아이덴티티탭은 서랍속으로 직행하게 되었습니다.


☞ 터치오작동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원하는 작동을 하기 위해 화면을 터치하여 모든 콘트롤을 합니다.

아이덴티티탭에 설치된 안드로이드 OS의 자체적인 문제로 인한 터치오동작도 있지만 그 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오동작을 하기에 사용을 하다보면 분노게이지의 상승만 가져올 뿐입니다.


☞ 커스터마이징 완성도 부족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갤럭시S도 최초에 커스터마이징이 제대로 되지 않아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상위버전인 프로요로 업그레이드도 되었고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많은 부분들이 개선되어 한층 안정화가 되었지만,

엔스퍼트는 조금 달랐습니다. 불안정한 커스터마이징으로 인해 배터리가 방전되는 현상이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고 대기모드상태에서도 3-4시간이면 방전이 되어버려 외출시 막상 사용하려고 보면 방전되어 켜지지 않는 아이덴티티탭을 보고 황당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일부 펌웨어 개선을 통해 나아지긴 했지만 만족스러운 개선을 아직도 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것은 소비자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것입니다. 그동안 프로요 업그레이드를 수차례 약속했지만 아직도 엔스트퍼는 이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 출시예정인 아이텐티티탭 후속모델 아이덴티티탭 클론

 



끝으로,

엔스퍼트는 얼마전 아이덴티탭의 후속 모델인 아이덴티티탭 클론까지 발표하면서 국내 1호 태블릿PC를 출시하였던 명성을 이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아이덴티티탭이 국내 1호 태블릿PC라는 명성에 걸맞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덴티티탭은 전문성 없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이 등떠밀어 1호 태블릿이 된것이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말 최악의 제품이었습니다.

제조사는 제품만 출시하면 모든것이 끝나는것이 아닙니다. 그 제품을 소비자들이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것이 기업의 마인드일것입니다.

아이덴티티탭이 출시된지도 벌써 6개월이 흘렀고 그동안 엔스퍼트가 이미 출시된 아이덴티티탭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완성도를 높혀주길 바랐지만 그 기대는 역시 이루어 지지 않았고 제조사는 후속 모델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과연 기본도 안된 제품을 만들어 놓고 나 몰라라하는 회사에서 나온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편견이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엔스퍼트가 국내에서 진정 인정받는 1호 태블릿 제조사라는 명성을 이어가려면 후속모델을 출시하기 전에 기존에 출시했던 제품의 문제점 개선부터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합니다.